공동창업자를 찾을 때 유념할 3가지
창업에 가장 중요한 첫 단계인 공동창업자를 찾을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3가지. 1) 아이템보다 함께 할 사람 먼저, 2) 기능보다 가치관과 철학이 우선, 3) 헤어질때의 절차를 미리 의논.
창업을 준비하면서 공동창업자를 찾는 경우가 있는데요, 공동창업자 찾는 건 직원 뽑는 것과 어떻게 다른 걸까요? 함께 창업할만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오늘은 공동창업자를 찾을 때 염두에 둘 3가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가장 중요한 창업 준비는 함께 할 사람을 찾는 것이다
창업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사업 아이템? 펀딩 계획? 저는 '누구와 함께 창업할 것인가', 즉 공동창업자를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먼저 생각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템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바뀔 수 있고, 초기 펀딩은 거의 100% 창업팀을 보고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공동창업자가 꼭 있어야 창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사람이 성공에 필요한 모든 능력을 갖추기 어렵고, 스타트업 경영의 심리적인 부분이나 사각지대를 지적해 줄 신뢰관계가 있는 공동창업자의 존재는 매우 중요합니다. VC들도 상호보완적인 공동창업자가 있는 것을 선호하므로 펀딩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꼭 공동창업자가 아니더라도 초기 직원 채용을 위해서도, 창업하면 누구와 같이 일할지, 다시 말해 데려오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것은 스타트업 초기의 순항에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템과 계획은 머릿속에 있는데 함께 할 사람이 떠오르지 않아 처음부터 주변에 수소문해야 한다면, 내 창업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창업 준비에서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그 사람과 함께 아이템과 사업계획을 준비하세요. 그 편이 오류 가능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2. 기능만 필요하면 직원으로 뽑고 공동창업자는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본다
공동창업자를 찾을 때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상대방이 '내가 지금 필요한 기능을 갖고 있느냐?'에 매몰되어 판단하는 것입니다. 내가 비엔지니어 창업자라면 개발자를 찾는 식이죠. 기능도 물론 중요하지만, 공동창업자는 기능에 앞서 가치관과 전반적인 판단능력을 봐야 합니다. '집안 살림 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거나 '돈 벌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누군가 결혼한다면 이상하지 않을까요? 평생의 동반자를 찾는 결혼에서 기능보다 사람됨을 먼저 보듯, 공동창업도 그 사람의 가치관과 건강한 판단능력을 우선시해야 합니다. 어려운 상황을 견디는 능력이 부족하다든가, 다른 사람과 잘 지내는 능력이 없어서 직원 채용에 방해가 되는 사람이 공동창업자로 있으면 아무리 좋은 능력이 있어도 오래 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은 어떤 기준으로 찾을 수 있을까요? 두 사람의 히스토리에서 오는 신뢰관계, 서로의 장점과 단점, 가치관과 철학을 이해하는 사람 중에 찾아야 합니다. 학교를 같이 다닌 동문이나 2-3년 같은 직장에서 일한 동료라면 그 사람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어떤 방면에 강하고 약한지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 아는 사람이라면 서로 잘하는 것을 함으로써 함께 일할 수 있습니다. 안지 6개월 된 사람은 어떨까요? 지금 내가 필요한 모든 걸 갖춘 것처럼 보이는 그 사람이 2년 뒤에도 그럴 것이라 확신할 수 있을까요? 세상에서 제일 알기 어려운 게 사람 속입니다. 몇 년 연애하고 결혼해도 서로 실망해서 금방 헤어질 수 있는 것처럼, 나와의 히스토리가 짧은 사람과의 공동창업을 생각할 때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창업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평소 사람들을 눈여겨 관찰하고, 나랑 통하는 사람과 꾸준히 교류함으로써 창업을 결심했을 때 함께 할 리스트를 만들어야 합니다.
3. 서로 관계가 좋을 때 헤어질 가능성을 의논한다
깨질 걸 알고 시작하는 관계는 없지만, 창업자 중 한 명이 도중에 나가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합니다. 한국만 그런 게 아니라 미국도 비슷합니다. 저희 회사에서 시드 투자한 초기 스타트업 중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 나간 케이스가 20%는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지금 의기투합해서 공동창업한다고 해도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될 경우에 대해 냉정하게 의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이렇게 좋지만 1년 뒤에 생각이 달라져서 한 사람이 나갈 수도 있잖아? 그럴 때 회사에 피해를 줄이려면 우리가 어떤 합의를 해 놓는 것이 좋을까?'처럼 의논하실 것을 권합니다. 우리 문화에서는 섭섭하거나 부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생명보험을 드는 게 죽을 확률을 높이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는 서로 믿기 때문에 그런 거 필요 없다'고 하는 것은 나중에 이전투구의 가능성을 높이게 됩니다. 서로의 이기적인 욕심이 충돌할 가능성에 대해 창업 시점에 미리 합의해 놓으세요. 창업자 주식 베스팅, 퇴사 시 지분 처리 등 길이 갈릴 때의 상황에 대해 좋을 때 미리 합의하십시오. 그러면 나중에 사이가 틀어지더라도 회사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