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창업자간 지분, 어떻게 나눌까?

공동창업자간 지분, 어떻게 나눌까?
Apple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많은 분들이 공동창업자 간 지분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궁금해합니다. 이는 성공할 경우 큰 금전적 가치를 지니는 문제이고 공동창업자 서로의 중요성을 평가하는 감정적인 면도 있는 예민한 문제입니다. 오늘 글에서는 공감할 수 있는 창업자 간 지분 구성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누가 몇 퍼센트 지분을 갖는 것이 타당한가?

지분 분배는 창업 과정에서의 역할과 사업에 대한 예상 기여도를 기반으로 '상식적으로'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 누구의 아이디어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 누가 얼마만큼 기여할 것인지 중심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비엔지니어 창업자가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한다면 CTO 공동창업자가 대표와 비슷하거나 살짝 낮은 지분을 갖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는 '대표가 지분을 많이 가져야 해서'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사람이 통상 대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각자 가져갈 지분에 대한 생각이 6:4, 7:3 정도 차이라면 서로 협의가 가능하지만, 8:2, 5:5처럼 크게 다른 시각일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지분 협상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회사 창업을 보는 두 사람의 철학이나 시각이 일치되어 있는가의 근본적인 문제일 수 있습니다. 같은 사안에 대해 생각이 판이하다면 지분 분배 이전에 함께 창업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2. 대표 지분이 낮으면 펀딩에 불리하다던데?

'VC들은 대표이사가 많은 지분을 가진 것을 선호한다. 그러므로 공동창업자가 있더라도 대표가 80%는 갖고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데모데이 단톡방에서 그 주제에 대해 갑론을박하는 걸 보기도 했고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주식회사에는 '오너'라는 개념이 존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에는 주인이 있어야 책임 경영을 한다'는 한국식 정서 때문에 상장할 때 대표이사 지분이 너무 낮으면 회사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이는 한국적인 사고방식이며 극복해야 할 대상입니다.

그렇다면 대표이사 지분이 얼마나 낮으면 문제가 될까요? 이는 규정에 나온 것이 아니라 일종의 정서법이므로 숫자로 정할 수는 없지만, 상장 시 대표지분이 10%보다 낮으면 눈에 띄어서 지적받을 수 있지만 10-30% 사이라면 문제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비슷한 중요도를 가진 공동창업자가 있을 때 VC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대표가 훨씬 더 많은 지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분 희석은 창업자 간 지분 분배뿐 아니라 펀딩 밸류에 의해서도 일어나므로, 창업 시 먼 미래의 지분을 보전하기 위해 대표가 압도적으로 많은 지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Y-Combinator에 지원해서 인터뷰할 때 공동창업자만 참석하라고 합니다. 이때 공동창업자 개념이 10% 이상 지분을 가진 사람입니다. 즉, 10% 미만 지분을 가진 사람은 공동창업자라 해도 참석시키지 않습니다. 공동창업했는데 지분이 5%밖에 없다고 하면 이상하지 않나요? 그러니 3명이 창업했는데 대표가 80% 나머지 2명이 10%씩 갖는 구조는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2명일 때 6:4 또는 7:3, 3명이 공동창업할 경우 6:2:2, 4:3:3 같은 식으로 나눠도 크게 문제될 것 없습니다.

3. 공동창업자가 떠날 때의 지분 정리는?

창업할 때는 영원히 함께할 것 같지만,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 일찍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러니 다른 영상에서도 말했지만('창업자도 주식을 한 번에 못 가진다고?' 영상 링크) 창업자 주식도 4년에 걸쳐 베스팅되도록 할 것을 권합니다. 사람 일은 알 수 없기 때문에 헤어질 때의 교통정리를 창업 시점부터 하는 것이 좋습니다. 4년이 지나서 퇴사한다면 그 공동창업자의 지분은 본인 것입니다. 법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퇴사한 사람이 상당 지분을 갖는 것이 찝찝하다면 떠나는 창업자 지분을 남는 창업자나 투자자가 먼저 살 권리를 갖도록 계약하면 됩니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동창업자는 가치관과 판단 능력을 보는 것이지, 기능을 보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즉, 나와의 케미스트리가 검증되지 않은 사람을 필요한 기능을 가졌다고 덥석 공동창업자로 함께하는 것은 위험이 큽니다. 가장 알기 힘든 것이 사람 마음입니다. 검증된 케미스트리가 아니면 공동창업보다는 직원으로 채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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