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든 문제는 Top에서 시작한다

America's Team으로 불리는 Cowboys가 Billionaire 구단주 ego 때문에 25년간 우승하지 못하는 것을 보라. 내 ego가 중요한지, 경기에서 이기는 게 중요한지 선택해야 한다.

결국 모든 문제는 Top에서 시작한다
Cowboys 인수당시의 젊은 Jerry Jones.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오너로 본인이 스포트라이트 받는 걸 좋아한다

미국프로풋볼리그(NFL)에서 구단 가치가 가장 높은 Dallas Cowboys, America's team이라고 불리는 인기 구단이 올해 NFL 플레이오프에서도 첫 경기에서 져서 일찍 집에 갔다.  

Cowboys의 포스트시즌 부진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마지막 우승한 1996년 이후 결승전인 수퍼보울에 진출한 적도 없다. 풋볼 시장이 가장 큰 텍사스 주를 대표하고 팬들의 열성도 대단한 팀의 오랜 부진은 왜일까? 문제는 구단 오너 Jerry Jones에 있다고 본다.  

미국 프로 스포츠 팀은 분업화된 경영을 한다. 선수 선발, 연봉협상 등 personnel matter는 GM(General Manager)이 담당하고 감독(Head Coach)은 경기와 훈련의 책임을 진다. 구단오너는 팀 운영과 관련해 결정적인 사안이 아니면 관여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최고통수권자이지만 개별 사안은 장관들이 결정하고 대통령은 좋은 장관을 뽑는 게 중요한 것과 비슷한 시스템이다.

Dallas Cowboys는 NFL에서 유일하게 구단주 Jerry Jones가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는 팀이다. Jones의 Wikipedia 페이지에 보면 직함이 Owner, President, General Manager로 되어 있다. 구단주이면서 선수 선발과 연봉협상도 직접 하는 것이다. 이렇듯 구단주가 시합 중 경기 운영을 제외한 모든 권력을 쥐고 있다보니 누구도 Jones에게 No라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이다.  

Cowboys의 전성기는 Jones가 팀을 인수하면서 영입한 Jimmy Johnson 감독이 꾸린 로스터로 92-93년 2연속 우승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대로 갔으면 Dynasty가 되었을텐데 구단주 Jerry Jones가 선수 선발에 관여하고 싶어하자 강한 성격의 Jimmy Johnson이 '웃기지 마셔. 그건 감독 고유 권한'라고 개기고 Jones가 '내가 월급 주는데 어딜 개겨?'로 응대해 결국 연속 수퍼보울 우승에도 불구하고 감독을 내보낸다. 내 돈 내 맘대로 쓰겠다는데 토를 달 수 없는 것이다. 이후 Jimmy Johnson이 뽑아놓은 선수들로 1996년 한번의 우승을 추가하고 그 후로는 수퍼보울 근처에도 가본적이 없다.  

작년(2021년)의 한 인터뷰에서 Jerry Jones는 Jimmy Johnson을 자른 것에 대한 후회를 말하며 목이 메었지만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지금도 Cowboys의 경영방식은 똑같다. 2020년 분위기 쇄신을 위해 영입한 Mike McCarthy 감독은 명문구단 Green Bay Packers 감독을 오래 하면서 1번의 수퍼보울 우승을 만들어냈지만 역대급 쿼터백 Aaron Rogers 덕이 컸다. 나는 McCarthy가 빠르게 변하는 풋볼, 3,40대 젊은 감독들이 부상하는 NFL의 흐름에 역행하는 전통적인 풋볼관을 가졌기에 잘못된 hire였다고 생각했다. 전통기업을 혁신하겠다면서 전직 철강회사 임원을 영입한 격이랄까? 아니나 다를까 올해 플레이오프에서도 전력/전적상 열세였던 SF 49ers에게 어이없는 실수를 남발하면서 져버렸다. 돈도 많고 인기도 좋은 Cowboys가 감독 한명 제대로 못 채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NFL에서 떠오르는 젊은 명장들(49ers Kyle Shanahan, Rams Sean McVay 등)은 죽었다 깨어나도 지금의 Cowboys에는 안 간다. 분업화되고 감독의 권한을 인정하는 팀들이 많은데 구단주가 어깨 너머에서 훈수하는 팀에 가서 종 노릇 할 이유가 없다. 앞으로도 Jones는 본인과 아들이 GM을 맡고 예스맨을 감독으로 영입할 것이다. 나는 Jones 생전에는 이 시스템이 바뀌지 않을 것이고 수퍼보울 우승은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 Cowboys 사례가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지금의 세상은 30년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복잡하고 따라서 분업화가 필수이다. 고도로 분업화된 산업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최고 수준으로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Top(대표)에 있는 사람은 자기보다 전문성이 높고 뛰어난 사람들을 영입해 권한과 책임을 줘야 한다. 중요 업무를 과감히 위임(delegation) 하고 의견이 다를 경우 대표가 물러설 각오도 해야 한다. 대표의 가장 큰 임무는 자기보다 뛰어난 인재들이 자기 회사에 와서 일하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다. A+인재는 본인의 자율성(autonomy)이 보장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오지 않으며 지금 세상에서는 A+ 인재를 끌어들이지 않고 성공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원맨쇼가 가능한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외국에 오래 살다보면 우리 문화가 상당히 권위적이라고 느끼게 된다. 관계에서 나이가 중요한 문화이고 직급이 높은 사람이 말할때 반박하면 예의없다는 소리를 듣는다. 2~30대 스타트업 대표와 직원 간에도 나름의 서열 문화가 있는 것처럼 느낀다. 나는 권위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라 이런 문화가 불편하다. Top은 팀이 잘되도록 사람을 잘 뽑아 권한을 주면 된다. 충분한 시간을 줬는데 결과를 못 내면 내보내면 된다. 모든 사안을 다 잘 안다고 생각하고 일일이 간섭하는 대표에게 A+ 인재가 올리가 없다. A+로 위장한 예스맨을 뽑을 확률이 높겠지. 그러면 결국 배가 산으로 간다. America's Team으로 불리는 Cowboys가 Billionaire 구단주 ego 때문에 25년간 우승하지 못하는 것을 보라. 내 ego가 중요한지, 경기에서 이기는 게 중요한지 선택해야 한다.